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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1호기와 동고동락한 36년- 월성본부 제 1발전소 김종만 소장

크은맘 2016. 3. 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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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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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3일 월성 1호기가 발전을 재개했다. 발전을 멈춘 지 946일 만의 일이다. 모든 한수원 인의 경사였던 이 역사적인 순간에 유독 울컥한 이가 있었다. 30여 년을 월성1호기와 함께한 김종만 소장이다.

“신입사원 교육을 마치고 바로 월성본부에 왔는데, 그때는 1호기 하나 있었습니다. 이것조차도 시운전 중일 때였죠.”

사회 초년생인 당시의 그처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월성1호기와 만난 김종만 소장은 그때부터 쭉 월성본부, 그것도 단짝인 1호기 곁에 있었다. 월성1호기는다른 발전소와 노형이 다른 중수로. 기술자가 노형이 다른 발전소로 전출되는 게 흔치 않던 때라 가능했던 일이다.

다행히 시간이 흐르며 월성1호기 운영도 안정되고 주변에 후배 같은 2호기, 3호기, 4호기, 신월성까지 속속 들어서는 동안 김종만 소장도 차장, 팀장을 거쳐 실장, 소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와 월성1호기가 같이 성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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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월성1호기가 멈췄다. 정지 기간은 장장 2년 7개월.
‘정상 가동 중일 때 가장 마음이 편하다’는 발전인들에게 가혹한 시간이었다. 드디어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승인이 떨어졌다. 기다림 끝의 희소식이었지만, 또 하나의 커다란 과제가 남아 있었다. 지역 주민들과 합의한 후에 재가동을 하라는 것이었다.

안전성을 의심하는 주민들에게 30년 된 발전소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말끔하게 정비된 발전소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그들이 알아듣기 쉽게 기술적인 설명을 하고 또 했다. 그래도 쉬이 마음을 트지 않는 상대에게 김종만 소장은 스스로가 안전성의 산증인이 되었다.

“30년 넘게 발전소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기술자로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살아온 나를 보라고 말하기도 했지요.”
결국 2015년 6월. 지역 주민들과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하여 월성1호기는 발전을 재개했다. 그리고 6월 24일 새벽, 재가동 후 처음으로 100% 출력에 도달했다.

“그 기분을 어떻게 말로 설명하겠어요.”

수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떠올린 김종만 소장의 눈이 촉촉하게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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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계속운전은 후속 2, 3, 4호기의 계속운전에 초석을 놓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런 기대 효과와 계속운전을 위해 헌신한 김종만 소장의 노력은 작년 말 자랑스런 한수원인 상 대상 수상으로 인정을 받았다. 뒤늦게 소감을 묻자 김종만 소장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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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시기에 발전소 소장으로 있었던 것뿐이에요. 작년에 여기서 저만큼 고생 안 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직원들을 대신해 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 앞에서 겸손한 김종만 소장이지만, 월성1호기에 대한 애착과 꿈은 아직 크다.

“정년퇴직할 때까지 조용히 후배들을 돕고 싶어요. 물론 참견은 하면 안 되겠죠.(웃음) 한편으로는 해외 기술 지원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중수로를 운영하는 해외 원자력발전소에 기술 자문을 하는 식이죠.”

새 심장, 새 브레인을 장착하고 쌩쌩 달리는 월성1호기처럼 꿈 앞에서는 김종만 소장도 아직 청춘이었다.